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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이미 극장에서 막을 내렸고
나는 개봉 초기에 보았으니
꽤나 늦은 감상문이다.
요즘의 내 머리에 영화를 곱씹을 여분의 공간 따위는 전혀 없을 것임에도
잭 니콜슨의 길 잃은 표정이 간혹 떠오르곤 했다.
어바웃 슈미트
어바웃 슈미트
어바웃 박혜림
어바웃 박혜림
어바웃 박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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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트는 잃어버린 것들의 빈 자리에 서서 길을 잃은 아저씨다.
정시에 깨어나 정시에 출근하던 직장이 사라졌고
언제나 곁을 맴돌던 맵시 없는 아내를 잃었고
한없이 사랑스럽고 총명했던 딸은 장성해 떠나버렸다.
그러자 그는 중심을 잃었고 자기 자신을 잃었다.
언젠가 나는 상처투성이가 될 것임에 틀림없는 사랑을 시작하면서
나 자신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날린 적이 있었다.
"그에게 나를 외롭게 만들 능력을 주지 말 것"
술을 즐기는 사람을 애주가라 하지만 술 없인 못 사는 사람은 알콜 중독자라는 논리였을 것이다, 나름대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자로 만들 전지전능한 능력을 얻었더랬지만 말이다.
그것을 잃고 나서도 마음을 잃거나 중심을 잃지 않는 것 - 술이나 커피나 담배, 그런 것들 말고 부모나 자식이나 연인이나 하고싶은 일에 있어서도 그것은 가능한 일일까?
너 없이도 의연히 가던 길을 갈 수 있다면 나는 너를 정말로 사랑한 것일까?
집 떠날 계획을 세우고 난 뒤
물 한잔 마시러 나올 때에도 '이제 조금 있으면 우리 딸 못 보겠네' 하시는 부모님의 애틋한 눈길을 받는 요즈음
나는 부모님께 더 살갑게 잘해드려야지 하면서도
그것만으로는 앞으로 내가 만들 내 빈 자리를 어쩔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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