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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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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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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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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오마이뉴스] 죠리퐁을 들고 만난 김인식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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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프로야구 감독 팬클럽 '믿는 감독 김인식'을 찾아
"나도 가입시켜 주세요!"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김인식(55) 감독을 만나러가는 팬클럽 회원들을 보며 홍성흔 선수가 말을 건넨다. 그는 "선수를 믿고 인내할 수 있는 감독님 밑에 있는 것이 영광스럽다"며 "팬의 입장에서 가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믿는 감독 김인식'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는 프로야구 감독 대상 팬클럽의 이름이다. 작년 9월 14일 처음 만들어진 이들은 지난달 16일엔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SK와의 프로야구 첫 시범경기에서 현수막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존재를 알릴 수 있었다.
친근한 '사우나 아저씨', 하지만 다가가기는 힘들다
"기본적으로 친근한 이미지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사우나 아저씨', '옆집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학구장에서 만난 모임의 주인장 김기주(29) 씨는 모임을 만든 첫 번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에 운영자 최명권(33) 씨는 두 번째 이유이자 가장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 "김 감독님은 선수를 믿는다"며 "이기기 위해 쉽게 희생 번트를 댄다든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에게 다가가기는 무척 힘들었다. 몇 번의 만남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뚝뚝한 김 감독의 표정에 지레 겁을 먹게 됐다는 회원들.
▲질문에 대답하는 김인식 감독. 오른쪽에 팬들이 선물한 죠리퐁이 보인다.
"김지영(27) 씨와 김민아(28) 씨는 "감독님께 다가가기는 쉽지 않다"며 "한번은 경기가 끝난 뒤 음료수를 드리려고 기다렸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그냥 괜찮다고 가버리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쑥스러워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이처럼 친근해 보이면서도 다가가기 힘든 김 감독과의 만남이 이 달 3일 잠실야구장에서 있었다.
죠리퐁으로 시작된 만남
"긴장되죠!"
자신의 심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김기주 씨. 막 연습을 끝낸 김 감독이 덕아웃으로 이들을 초대했다.
모두 경직된 얼굴로 조심스레 발을 옮긴다. 긴장한 회원들이 잠시나마 마음을 풀 수 있었던 건 홍성흔 선수의 갑작스런 등장 때문. 자신도 김 감독의 팬클럽 회원이 되고 싶다며 큰소리로 외치는 덕분에 순간 웃음바다가 되었다. 홍 선수는 덕아웃으로 향하는 회원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감독님 지금 여러분 때문에 들떠 있어요!"
회원들은 이 말에 작은 자신감이나마 회복하고 드디어 고대하던 순간을 맞이했다. 김인식 감독을 만나자마자 평소 김 감독이 즐긴다는 '죠리퐁 꾸러미'를 전해주는 회원들.
"이거 피곤한 거야, 피곤."
그 많은 죠리퐁을 어떻게 처리하냐며 김 감독의 표정이 굳어진다. 기대와는 다른 반응에 감독의 진의를 몰라 어쩔 줄 몰라하는 팬들. 하지만 이내 모두들 앉을 자리를 잡고 서로를 소개하기 시작한다. 이때 덕아웃 주변의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이들의 첫 만남을 연신 호기심 어린 눈길을 주며 지나갔다.
무뚝뚝함 속의 유머는 따따블
회원들은 준비해온 30문 30답을 시작했고 마치 인터뷰를 하듯 김 감독에게 궁금했던 사항들 하나하나를 꺼냈다. 김 감독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대답을 했는데 이야기 중간에 '특유의 말투로' 유머를 선보여 밝은 분위기를 자아내곤 했다.
"야구를 안 하셨다면 지금은?"
"허허... 그건 나도 몰라!!"
한창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 때 지나가던 정수근 선수가 말을 던진다.
"우리 감독님은 무뚝뚝하다. 하지만 무뚝뚝함 속에서 배어나오는 유머의 힘은 따따블이다."
어느새 죠리퐁을 건넬 때의 썰렁함은 사라졌고 모두들 정 선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은 만남 도중 여러 번 일간지 기자들에게 전화를 받았으나 재촉하는 그들에게 다음에 이야기하겠다고 말해 팬들과의 만남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질문이 모두 끝나고 회원들은 저녁식사를 제의했고 이에 흔쾌히 응한 김 감독. 저녁식사는 추어탕과 약간의 알코올로 차려졌다.
"요즘 금연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담배를 줄이실 생각은?"
"어차피 죽을 건데 피다 죽지, 뭐!"
"사이버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우신다고 하던데?"
"어, 그거. 정동진 전 태평양 감독의 사위가 용인대 교수인데, 내가 꼭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술 먹다 한번 중국어나 배워볼까 하고 농담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지. 허허허!"
벌건 얼굴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덧 헤어질 시간.
"감독님, 사인해주세요!"
식당을 나서며 잠시 머뭇거리던 회원들이 갑자기 사인을 해달라고 달라붙는다. 노트며, 팬북이며 심지어 자신의 차에까지 사인을 부탁한다. 또 어떤 사람은 안아달라고 하기까지 했다.
사실 김인식 감독은 상당히 망설였다고 했다. 시즌을 앞두고 있었기도 했지만 젊은 팬들과의 만남 자체가 부담스러웠기 때문. 하지만 모임을 가진 뒤 김 감독은 "잘 만난 것 같다"며 "시즌 중에는 힘들겠지만 앞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고 흐뭇해했다.
'믿음'의 확인
지금까지 '믿는 감독 김인식' 회원들이 줄곧 이야기해온 것은 김인식 감독의 선수에 대한 믿음이다. 김인식 감독 역시 이에 대해 공감했다. 회원들은 죠리퐁에 그들의 신뢰를 담아 김 감독에게 전했고, 김 감독은 그들과의 시간을 통해 믿음을 확인시켰다.
사이트 운영자인 최명권 씨는 이날 만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믿는 감독 김인식'은 감독님이 선수들을 믿는다는 뜻도 되지만 우리가 감독님을 믿는다는 뜻도 된다. 우리는 감독님이 은퇴하실 때까지 삭막한 프로세계에 '믿음'이 무엇인지 보여주셨으면 좋겠고 우리도 그런 감독님을 믿고 응원할 것이다"
다음은 팬클럽 회원들이 김 감독과 나눈 인터뷰의 전문이다.
다음카페 `믿는 감독 김인식`에 게재된 질문과 대답 전문
· 성 명 : 김 인 식
· 나 이 : 아, 5 5 살이지!
· 생년월일 : 1947년 5월 1일
· 신 장 : 음! 176cm
· 체 중 : 그저! 78kg 정도
· 취 미 : 잠자는 거지
· 고 향 : 서울 돈암동
· 가족사항 : 부인과 남자애 여자애 하나씩
·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는지 : 연애 (우연히 친구와 함께 만나 연애시작)
· 주 량 : 지금은 소주 1병 정도지
· 흡연량 : 하루에 한갑하고 7개비 정도야! (경기 중엔 안 피우고 5회말 끝나고 클리닝 타임때 피운다. 특히 술좌석에선 많이 핌)
· 좋아하는 음식 : 한식 종류를 좋아해(토속적인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 좋아하는 색깔 : 곤색과 회색(유니폼 참조)
· 즐겨부르는 노래 : 거, 있지! 남일해... 안부란 노래 (내가 젊었을 때 최고의 히트곡이지!)
· 좋아하는 연예인 : TV보는 시간이 적어서 연예인은 잘 몰라.. 그래도 좋다면 최불암 씨...
· 싫어하는 음식 : 육류 정도..
· 출신 중, 고 : 서울 배문중, 배문고..
· 야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 : 중2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동네에서 야구를 우리끼리 하는데.. 경동고 야구부 있지.. 그때 당시 굉장히 잘했어. 근데 후보도 안되는 녀석이 야구유니폼에 스파이크 신으면 우린 부러워서 그걸 보고 난리가 나고.. 어찌나 멋지게 보이던지.. 그래서 야구를 시작했어..
· 수상 경력 : 내 자랑이 아니라.. 야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상을 받았어.. 61년 그때 당시 경식야구와 연식 야구로 분류 되었는데.. 체육회에서 매년 상을 주었는데.. 백인천 씨가 경식 야구 부분에서.. 내가 연식야구 부분에서 상을 받았지..
· 선수시절과 감독으로써의 차이점 : 선수 시절 때는 나만 잘하면 되지만, 감독은 선수관리, 선수 몸상태 등 모든 것을 관리하는 점이 다르지.. 그리고 감독은 숫자상의 이론이 빨라야 해..
· 감독으로써 가장 어려웠던 점 : 뭐니 해도 역전패지...
· 쌍방울 감독과 두산 감독의 차이점 : 쌍방울 때는 전부 신인이어서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하고 두산은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서 쌍방울때 보단 팀 운영 하기가 편했지..
· 죠리퐁을 즐겨 드시는 이유 : 식사가 규칙적이지 않다보니.. 땅콩이나 호두 그런 걸 씹는데 죠리퐁도 그런 것이지.
· 야구를 안하셨다면 지금은 : 허허.. 그건 나도 몰라..
· 감독 생활은 언제까지 하고 싶은지 : 확실하지 않아.( 구단에서 나가라면 나가야지..뭐) 내 자신이 무뎌지면 못해..
· 작년 10승 투수 없이 우승했을 때의 기분 : 일단 운도 많이 따라 주었고.. 그런 큰 경기에는 흥이 나야 해.. 그리고 예상치 못한 선수 2명이 펄펄 날아야 하고.. 작년이면 홍원기 하고 김호.. 아주 내가 잘 받았다고 생각해..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홍원기에게 MVP를 주고 싶었어..
· 올해 두산의 성적은 : 삼성이나 현대가 전력상 우위지만.. 야구는 해봐야 알지.. 작년에 역전승이 많았어. .선수들 마음속에도 지고 있어도 우리가 충분히 역전할수 있다는 것이 자신감이 있어..
· 감독님 별명은 : 글쎄.. 나도 모르겠는데.. (옆에 훈련끝나고 있던 정수근에게) 정 수 근!.. (정수근 아주 큰 목소리로) 예. 감독님! 너희들 내 별명 지은 거 있냐? 없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웃으며) 옆집아저씨여!
· 감독님께 국회의원 제의가 들어온다면 : 아휴--- 그런 건 묻지도 마..
· 야구를 후회하신 적이 있는지 : 후회한 적은 없어.
· 올해 선발 라인업 : 박명환, 구자운, 빅터콜, 레스,이고. 이경필이가 5월에나 가능하니 그 전까진.. 5선발로 이상훈, 최경훈, 박보현을 생각하고 있어. 미들맨은 이혜천하고 차명주. 김유봉, 이재영이고 마무리는 진필중이야..
· 올해 투수 전력은 : 작년보다 좋다..
· 타격 전력은 : 좌. 우 대타요원이 부족해.. 솔직히 대타요원이 3번중에 1번 성공하면 됐다고 생각해..
· 가장 기억에 남는 승부 : 95년 한국시리즈 7차전.. 마지막에 투수앞 땅볼일 때 그 때 정말 아웃시키기 힘든 공이었거든.. 권명철이 잘 막았지..
· 지난해 일부러 무승부를 만든 현대와의 경기를 보신 소감 : 김재박이 감독 나름대로 작전인데.. 너무 눈에 보이는 것도 안좋지..
· 가장 친한 타 구단 감독은 : 기아의 김성한.. 아무래도 함께 해태 시절이 있어서 자주 연락하는 편이야..
· 트레이드된 선수의 기용에 대해서 : 음.. 홍원기나 김호, 전상렬 등은 아주 잘 받았다고 생각해. 그리고 올해 최경환이 하고 김경태.. 기대가 커. 진짜 열심히 해. 야구를 다시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해서 아주 열심히 하고 있어..
· 감독님 현수막을 보신 소감은 : 아주 기분이 좋았어.. 근데 시력이 안 좋아서 글씨는 잘 안 보이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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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 고맙지 뭐.. 정말 선수들을 응원해 줘서 고맙고.. 나를 좋아하는 팬들은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어..
▲ 이날 김인식 감독은 평소엔 볼 수 없는, 친근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팬들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빨개진 얼굴로 팬들에게 특유의 `무뚝뚝 유머(?)`를 들려주고 있는 김인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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