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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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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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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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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만나는 그녀, 그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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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것은 1999/12/06 19:22의 끄적거림.
*
갑자기 <흐르는 강물처럼>이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밖이 추울 것 같고
나가기가 귀찮아서 속으로만 아, 흐르는 강물처럼 보고 싶다, 저쪽 벽에서
흐르는 강물처럼이 잔잔자가잔잔... 하고 상영되기 시작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점점 더 절박해지는 보고픔의 감정을 이기지 못해 옷을
뒤집어쓰고 비디오가게로 갔다.
하지만 내가 집어들고 온 것은 <흐르는 강물처럼>이 아닌 <엘리자베스>
였으니, 그 이유는 비디오껍데기를 장식하고 있는 한 장의 사진 -- 정지된
동작으로 버티고 앉아 그 가느다란 몸뚱이로는 지탱해내기 버거울 듯한
무거운 시선을 쏘아보내고 있는 케이트 블랑슈의 사진 때문이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이 여인이 날 구해줄지도 몰라, 잠시 눈이 멀어버린 것이다.
*
그리고 그 여인 엘리자베스, 케이트 블랑슈가 멋지게 연기한 엘리자베스가
이 여인 박혜림으로 하여금 아랫배에 힘을 넣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턱을 들어올려 목선을 팽팽하게 잡아늘리도록 하였으니,
"Your Majesty!"를 외치며 어깨를 조아리고 싶을 정도다.
내가 바라는, 만나기를 바라고 곁에 두기를 바라며 이따금씩 나 자신을
대입시키기를 바라는 인물이 바로 이런, 엘리자베스 같은 인물이다.
엘리자베스는 얼마나 당당하여 얼마나 불안하며, 얼마나 솔직하여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하여 얼마나 강인하고 얼마나 연약한지.
이 또한 강인함 아니겠는가.
애초부터 강철심장을 달고 태어난 인조인간로보트류의 '끄떡 없음'이 아니라,
떠밀리고 휩쓸리고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잡고, 다시 밀려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번 제 자리를 찾아 몸을 세우는 모습 말이다.
바람 서리에도 불변할 뿐만 아니라 엽록소에 노회함을 더해 점점 더 탁하고
무거운 녹색을 띠어가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 같은 강인함은 아니지만
모질게도 스스로 제 수맥을 끊어 찬바람 불면 팔랑대며 진저리를 칠 잎새들을
모조리 말려 떨어뜨리는 길 가장자리의 숱한 겨울 나무 같은.
하지만 맑은 얼굴로 들판에서 춤을 추는 처녀의 모습으로 등장해 얼굴에
흰칠을 하고 굳은 표정을 지은 채 정좌한 모습으로 사라지는 왕이라니.
그 표정의 변천사는 얼마나 처연한지. 사라진 표정이며 얼굴의 흰칠 속에
묻혀 덜 끊어진 목숨 그대로 매장당해버린 것은 무엇인지.
겉으로 표출될 지 모를 여성성을 다 말려 떨어뜨리고서 얻은 그 역설적인
이름, 버진 퀸 - 그 방법밖엔 없었을까. 모르겠다.
*
어쨌거나 이쯤에서 엘리자베스의 바통을 전해받고 나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멋진 여인 정某.
정某는 여러 모로 엘리자베스와는 정반대의 여인이니, 엘리자베스가 안 그래도
핏기 없는 얼굴에 흰칠을 하고 혈색과 표정을 감추었으며 좌중으로 하여금 감히
자신을 쳐다보지 못하게 하는 시선으로 오로지 자신만 좌중을 훑어보았다면,
정某는 안 그래도 혈색 밝은 얼굴의 그 붉고 육감적인 입술을 더 붉게 칠하고
연극적인 발성과 웃음소리로 뭇사람들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키면서도
정작 그녀의 눈길은 어딘지 알 수 없는 먼곳을 더듬고 있는 듯한 얼굴이었다.
정某는 그야말로 기골이 장대했고 얼굴이 섹시했다. 기골이 장대한 것과 얼굴이
섹시한 것이 잘 매치가 안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녀는 정말로 그랬다.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었지만 누가 봐도 훤하게 잘생겼다고 생각할 만한 얼굴
이었고 목청이 좋았고 힘도 좋았다.
나의 손끝은 학교 앞 왕자관이라는 중국집에서 얼떨결에 만졌던 그녀 팔뚝의
질감을 기억한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나는 그런 팔뚝을 만져본 적이 없다.
몸 단련에 열심인 남자들의 팔뚝도 그렇게 <딴딴>하지는 않았다. 나란히 앉아
짜장면을 먹다가 나는 뭔가 할 말이 있어서 "언니!"하고 그녀의 몸에 손을 댔다.
거기가 팔뚝이었다. 그리고 너무 놀라서 손을 뗐다.
굵직하고 매끈하게 깎아놓은 통나무 방망이같았던 그녀의 팔뚝.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녀는 고등학교 때 핸드볼 선수였다고 한다. 그후로 이따금, 아니 꽤
자주, 나는 그녀가 술을 먹고 그 팔뚝 끝에 매달린 주먹으로 남자들의복부를
강타하는 것을 보았다.
왜 때리는지, 왜 가만히 맞고 있는지 알 수 없었으나 더 미궁속인 것은 그렇게
맞고도 남자 선배들이 "사실 정某는 정말 여려. 아주 연약해"라고 말한다는 것
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남자 선배 중에는 전날 밤 술취한 정某를 업어 나르다가
허리를 삐끗해서 파스를 붙이고 있던 사람도 있었다.
어쨌거나 정某는 언제나 화제의 중심이었고 언제나 인기 절정이었으며
누구에게나 관심의 대상이었다. 남자들이 바글바글한 경영대인지 경상대인지에는
그녀의 팬클럽까지 있다고 했다. (그녀는 내가 입학하기 전 해에 학생장을 했고,
준비만 하다가 그만두긴 했지만 총학생회장에 나가기로 되어 있었을 만큼 학교를
휘젓고 다녔기 때문에 꽤나 유명했다. 게다가 내가 다닌 학교는 워낙 작았고
학생수도 적었다.)
그 인기 많은 선배가 어느날 내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단둘이 하는 데이트였다.
정某 그녀는 데이트 신청도 어찌나 드라마틱하게 했는지, 테이블을 몇 개나
이어붙인 거창한 술자리에서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에게 뚜벅뚜벅 다가와서는
과장되게 몸을 숙인 뒤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내일 몇 시에 어디로 나와. 우리 만나자.
워낙 몸짓이 크고 누구에게나 시선을 받는 정某였던지라 귓속말을 주고받는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뭐 해? 둘이 무슨 얘기 해?!
우리는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도 주고받은 양 입을 싹 씻고 그 별것도 아닌 말을
아무에게도 해주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데이트 당일에는 <하워즈 엔드>라는 영화를 보러 갔다.
크리스탈 백화점이라고, 지금은 신촌그랜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백화점 10층의,
의자와 의자 사이의 간격이 지독하게 좁은 극장에서였다.
<하워즈 엔드>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여자 니콜라스 케이지 같은 엠마 톰슨의
얼굴이 싫었고, '우산을 아무데나 두고 다니면 안 된다'로밖에 정리되지 않는,
그 밋밋하기 이를 데 없으며 뭔가 일어날 듯 일어날 듯 하다가 결국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스토리라인도 지겨워 죽을 지경이었다. 평범한 스무 살짜리가
볼 영화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그 극장에서의 풍경을 여태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영화가
시작되기 전 정某를 통해 옮아온 어떤 감흥 때문이었다. <하워즈 엔드>가
시작되기 전에 먼저 상영된 필름은 <흐르는 강물처럼>의 예고편이었다.
무릇 예고편이란 그런 것 아니겠는가. 한 페이지짜리 글을 절반으로 추리고
그 절반을 또 절반으로 추리고 절반의 절반을 절반으로 추리다가 결국
한 문장으로 수렴시키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대목 같은.
그 예고편은 가슴 설레게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장면들로 짜여 있었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우리 나라에선 무명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더 강렬하게
빛나 보였던 브래드 피트를 담고 있었다. 내 가슴 속에서도 분명 촉수가 살짝
흔들렸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내옆자리에 의자를 꽉 채우고 앉은 정某에 의해
나의 미약한 감정은 압도되고 말았다. 그녀는 이렇게 외쳤다.
아, 아름다워!
나는 가벼운 충격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아. 아. 름. 다. 워, 이 다섯 글자가
뭐 그리 대수냐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감정을 실은 음성으로 소리내어 말해 보라.
이 문어체의 감탄문을 어색하지 않게 내뱉을 수 있는지.
그렇잖아도 연극적으로 말하곤 하던 정某는 그야말로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듯
그렇게 탄성을 내질렀다. 아, 아름다워!
그러자 <흐르는 강물처럼>의 예고편이 보여주는 화면들이 생경하게 빛났다.
그래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그 후로 나는 문어체의 문장을 들을 때면 늘 그 장면이 떠올랐다. 가령 회사에
놀러온 과장의 어린 아들이 테이블 위에 놓인 먹다 남은 빵을 가리키며
"아, 먹음직스러운 빵!"이라고 외쳤을 때, 그리고 아빠와 텔레비전을 보다가
김소연이 나왔길래 아빠, 쟤 예쁘지, 했더니 발톱을 깎다가 고개를 든 나의
아버지가 덜 끊어진 발톱 꼬다리를 뜯어내며 참으로 무심한 목소리로
"쟨 너무 슬픈 얼굴이야"라고 했을 때에도.
그 지루한 <하워즈 엔드>를 보는 동안에도 정某는 내내 아.., 아...! 하는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어두운 공간, 그리고 내 옆자리에서 숨을 토하는듯 터져나오는
짧고 깊은 탄성. 그때 나는 <흐르는 강물처럼>을 기필코 이 선배와 함께
봐야겠다고 결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인기인답게 무척이나 바빴던 선배와
단둘의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해서 결국 영화를 놓치고 말았다.
그후 몇 년간 늘 관심의 촉수 한 자락을 그녀를 향해 열고 지낸 나는 사람들이
왜 정某 그녀를 두고 연약하다느니, 여리다느니 하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흐르는강물처럼>의 예고편에 감탄했을 때처럼, 그녀는 그렇게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도톰하고 큰 입술을 양 옆으로 늘리고 입이 찢어져라 웃어대거나 그 커다란 눈에서
골 깊은 눈물 줄기를 만들어내며 울어제끼거나 파르르 떨며 싸늘하게 화를 내거나
불같이 날뛰거나, 긴 속눈썹을 내리고 고개를 젖힌 채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에 푹
빠져 있거나... 그녀는 그랬다. 사랑을 감추지 못했고 미움도 숨기지 못했다.
언젠가 어두운 밤에 학교로 올라가다가 정某 그녀와 마주친 적이 있었다.
나는 학교로 올라가고 있었고 그녀는 내려가고 있었던가. 그녀는 울고 있었다.
나는 아, 언니.. 라고만 말했을 뿐 감히 왜 우느냐고 묻지도 못했다. 그런데
그녀가 먼저 말을 했다. 그 사람은 내가 싫대!
어둡고 서늘한 밤길에 낮게 깔려 퍼져나가는 듯했던 그녀의 목소리.
나는 그녀의 어깨를 조심스레 살짝 껴안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
엘리자베스 때문에 참으로 오랜만에 정某 그녀를 생각했다. 남자 선배들은
정某가 약하고 여리다고 했지만 나는 특별히 더 약하고 더 여린 사람, 더 강하고
더 모진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러워졌다.
슬픔을 토하는 것과 슬픔을 삼키는 것의 차이 아닐까. 남에게 내보이거나 혹은
숨기거나, 그것은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컨대 피차 슬프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노회함을 더할수록 감정을 더 잘, 더 깔끔하게 삼킬 줄 알게 되었을
것이고 정某 그녀는 더 강렬하게 더 인상적으로 토해내게 되었을지 모른다.
*
다시 배우 이야기.
이유는 모르겠으나 나는 항상 케이트 블랑슈와 기네스 펠트로가 세트로 한꺼번에
떠오른다. 기네스 펠트로를보면 케이트 블랑슈가 떠오르고 케이트 블랑슈를 보면
기네스 펠트로가 떠오르는.. 그래서 <셰익스피어 인 러브>까지 빌려다보게 되었다.
둘이 같은 해에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었다고 하나 나는 외국 영화제에 일부러
관심을 두는 편이 아니라서 그런 줄도 몰랐다.
케이트 블랑슈나 기네스 펠트로처럼 무게감이라곤 전혀 없을 것 같은 몸뚱이의
소유자들. 지표면의 모든 존재를 끌어당길 의무가 있는 지구 중심의 인력이
그녀들을 끌어당겨야 한다는 법칙을 간과하고 말 듯한 사뿐함. 그러나 중력이
비껴간다 한들 대기권 밖으로 튕겨나갈 리 없는 그녀들. 이제 보니 아름답다.
게다가 머리카락 한올까지 정지된 한 장의 그림으로 수렴시키는 그 기품이라니.
기네스 펠트로나 케이트 블랑슈는 스크린 위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을지라도
정지된 사진 한 장으로 기억된다. 1초에 24프레임씩 지나가는 필름 가운데
아무것이나 하나 끄집어내 들여다보아도 고심해 포즈를 잡고 표정을 연출한
초상화처럼 흐트러짐 없는 구도를 잡고 멎어 있는 모습이 아닐까.
사실 나는 이런 얼굴에는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내가 흠모하는얼굴은 짙고 빽빽하며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또렷한 눈썹을
갖고 있는, 그리고 그 아래로는 작은 충격에도 크게 일렁이는 표정이 풍부한
눈동자를 두 개나 갖고 있으며 그리하여 까만 빌로드커튼인 양 언제든 장막을
내릴 수 있는 길고 풍성한 속눈썹을 필요로하는, 그리고 얼핏 보아도 양감과
굴곡이 분명히 들여다보이는 붉고 예민한 입술... 그러니까 모니카 벨루치같은
얼굴이다. 정某도 기네스 펠트로나 케이트 블랑슈보다는 모니카 벨루치에 가까운
화끈한 얼굴을 갖고 있다.
계곡물에 유리잔을 담근 듯 맑은 데 맑은 것이 떠 있는 케이트 블랑슈의
눈동자는 코끝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서 들여다보아야 뭐가 읽혀도 읽힐
것이다. 하지만 차고 축축한 흰뱀의 표정을 읽기 위해 얼굴을 들이밀다니,
정말 겁도 없지 않은가.
게다가 케이트 블랑슈와 기네스 펠트로의 그 땀 한 방울 안 흘릴 것 같은
질감이라니. 나는 그보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듣고 저기 동구밖에서부터
여기까지 숨을 헉헉대며 달음박질해 이제 막 들이닥친 듯한 케이트 윈슬렛의
분홍 복숭아 같은 뺨이 기분 좋다.
*
오랜만에 멋진 여자들을 실컷 보고 실컷 생각했다. 게다가 손에 쥔 책을 통해
다음에 읽을 책을 안내받고 지금 보는 영화에게서 다음에 볼 영화를 추천받는
즐거움! 다음 영화는 <미세스 브라운>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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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99년 그땐 참 별 생각을 다 했구나, 그리고 그 별 생각을 써대기까지 했구나... |
2004/0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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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
정某가 누구일까 한참 생각하다가 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곤 혜림에게 그녀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었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내게 그녀는 우연히 마주쳤던 막집에서 두툼한 손을 불끈 쥐고 노래를 불렀던 모습 정도로만 희미하게 기억되어 있는데, 혜림 너는 그녀를 참 자세히 살피고 그녀와 얽힌 특별한 추억도 있구나, 라고.
얼마전 연말 모임에서 그녀를 봤더랬다.
술에 취해 3차를 외치던 그녀의 모습이 예전과 별 다를 바 없었으나, 내 느낌일까, 그녀는 좀 슬퍼보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예전처럼 부럽고 대단하고 좋아보이진 않았다.
왜일까 생각하다가 네 글에서 단서를 발견했다.
슬프기는 마찬가지지만, 어떤 사람은 슬픔을 토해내고 어떤사람은 슬픔을 삼킨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슬픔을 토해내기 보다는 슬픔을 삼켜야 할 나이가 되었다, 라는 것.
젊음은 감정을 가감없이 노출하는 것마저도 아름답지만, 나이듦은 감정을 억누르고 삼키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근데, 네가 말하는 사람과 내가 말하는 사람이 같긴 한 걸까? |
2004/0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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