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쓴사람 :
|
박혜림 |
|
|
쓴내용 :
|
[학생] 진군위가 말하는 '한국음식' |
|
|
|
|
|
중국해양대학 한국어과 4학년 진군위입니다.
진군위는 지금 한국어말하기 대회 연습중입니다.
군위는 대회에서 한국음식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부드러운 저음을 가진, 게다가 차분한 한국어 어조가 퍽이나 듣기 좋은 진군위의 육성을 들려드리지 못해 아쉽군요...
중국에 살고 계시는 한국분들, 중국음식 좋아하십니까? 한국 사람들은 중국음식에 익숙한 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한국음식을 무척 좋아합니다. 오늘 저는 한국음식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한국음식을 먹어본 것은 대학 1학년 때입니다. 어느 날 한국어과 친구들과 ‘우리 한국음식 한번 먹어보자~!’ 하고는 학교 근처의 한국식당으로 몰려갔습니다. 그리고 아주머니께 가장 맛있는 음식이 뭐냐고 여쭤보았지요. 아주머니께서는 불고기를 추천해주셨고 과연 아주 맛있었습니다. 스무살 남자아이들인지라 먹성 좋게 불고기를 먹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고기만 먹지 말고 상추쌈을 싸먹으라고 하시더군요. 여러분 혹시 아십니까? 중국사람들은 채소를 날것으로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에겐 아주 당연한 이 상추쌈이 중국인인 저에게는 첫번째 도전이었습니다. 익히지 않은 채소를 먹어도 될까? 그때 이런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나라와 친해지려면 그 나라 음식부터 먹을 줄 알아야 한다.” 저는 눈 딱 감고 상추쌈을 먹었습니다. 맛이 어땠냐구요? 솔직히 처음엔 먹기 곤욕스러웠습니다. 하지만 4학년이 된 지금은 상추 없이 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안 될 정도입니다.
한국의 대표음식 김치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습니다. 저는 처음엔 김치를 못 먹었습니다. 젓갈냄새와 매운 맛 때문에 아무래도 익숙해지기 어려울 것 같더군요. 그 상태로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고 저는 마치 김치에 둘러싸인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치찌개, 김치전, 김치국, 김치라면, 두부김치, 김치만두, 김치볶음밥…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면 김치가 반찬으로 올라오는 것은 물론이고 김치로 만든 요리가 꼭 하나쯤은 있게 마련이더군요.
한국 생활을 시작한 후 김치를 피해다닌지 한달쯤 되던 어느 날, 다시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나라와 친해지려면 그 나라 음식부터 먹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눈 딱 감고 김치를 먹었습니다. 그때 학교 근처 중국집에서 계란볶음밥을 먹고 있었는데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까 볶음밥이 더 잘 넘어가더군요. 일단 김치를 먹기 시작하자 저의 식생활이 화려하게 변했습니다. 배추김치만 김치인 줄 알았는데 깍두기, 오이소박이, 동치미, 고들빼기, 갓김치, 총각김치…. 계절에 따라 그리고 지역에 따라 골라먹는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제가 한국사람처럼 한국음식을 제대로 즐기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너 한국 사람 다 됐구나~. 한국 친구들은 저의 한국어 실력보다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한국인처럼 먹는 제 모습을 보며 친근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말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 나라와 친해지려면 그 나라 음식부터 먹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 말입니다.
한국사람들 중에 중국음식에 들어가는 향채, 시앙차이를 못 드시는 분들이 많지요? 시앙차이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속이 울렁거린다고 하시더군요. 중국인들에겐 깻잎이 그렇습니다. 이젠 한국음식은 거의 다 즐길 줄 아는 지금도 깻잎만은 못 먹겠어요. 하지만 저는 “그 나라와 친해지려면 그 나라 음식부터 먹을 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을 되새기며 이따금 깻잎에 도전하곤 합니다. 최악의 경우 먹은 음식을 토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는 이 도전을 포기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한국인 여러분, 여러분도 가끔 한번씩 시앙차이에 도전해보세요. 제가 깻잎에 도전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