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쓴사람 :	박혜림
	쓴내용 :	진주를 마셨지

테이블 위에 놓인 칵테일 잔의 색깔부터 얘기하자면,
흰우유가 빠르게 지나가고 남은 색깔, 투명한 유리컵에 우유를 가득 부었다가 원샷하고 내려놓았을 때 종종 볼 수 있는 그런 색깔이었다. 참 고왔다.
거기에 담긴 칵테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맛도 색깔도.
시켜놓기만 했지 술은 거의 마시지 않고 있었는데 누군가 집에 가자며 재촉했고, 그래서 잔을 들어 빙빙 돌리다가 입에 갖다 댔다. 잔이 기울어지자 바닥에 깔린 진주가 보였다. 진주알이 작은 건지 잔이 너무나 거대한 것인지, 칵테일의 바다에서 수많은 진주들이 방금 내가 일으킨 소용돌이에 휩쓸려 원을 그리고 있었다. 티스푼으로 진주를 건져 야무지게 씹어보았다. 황홀한 맛이었다. 몇 번에 나누어 칵테일과 함께 진주를 삼켰다.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 앞에는 금빛 잔이 놓여 있길래 물었다.
그건 어때?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잔을 당겨 들여다보았다.
둥둥 떠다니는 금가루와 함께 금반지 금시계 금팔찌들이, 역시 그것들이 작은 건지 칵테일잔이 거대한 것인지 엄청나게 깔려 있었다.
맛을 볼까 하다가 이걸 마시면 방금 마신 진주의 순수하고 황홀한 느낌이 사라질까 봐 머뭇거렸다.
오랜만에 선명한 꿈을 꾸었다.


민조	태몽인데...	2004/10/30	x

박혜림	음.. 딸이겠지?	2004/10/30	x

목로주점	멋진 꿈이네요...혜림씨는 보석류중에 금붙이들 보다 진주를 더 좋아하나요?...개인적 느낌으로 굳이 해몽을 해보자면.... 마음만 먹으면 진주건 혹은 다른사람 앞에 놓인 금붙이들이건 모두 취할 수 있는데, 진주는 궁극적으로 혜림씨가 좋아하고 즐길수 있는 것들이며 스스로의 내면에 있는 것들이고.. 금붙이들은 나를 비롯해 타인들의 시선도 끌어드리는 매력은 있으나 내 속의 것을 버리고 선뜻 취하기가 망설여지는 그런 것.....혜림씨.......인생은 늘 두갈래 길이라는데 지금...그 갈림길 위에 있나요?....그렇지않다면 곧 그 갈림길위에 서게 될 것 같네요....^^	2004/10/31	x

박혜림	꿈에서 금잔을 전혀 안 마신 건 아니고, 망설이다가 한 모금 마셨어요. 반짝거리는 금시계를 잇새에 물고 이 크고 딱딱한 걸 어떻게 삼키라는 말인가 고민도 했답니다. 그러다가 진주칵테일을 한잔 더 주문했지요. 종미님 해석이 멋지네요. 듣고 나서 더 털어놓게 만드는 해석이 훌륭한 해석이잖아요 ^^ 듣고보니, 두 잔 다 벌컥벌컥 마셔버릴 걸 그랬네요. 그럼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고 둘 다 가질 수 있으려나.	2004/10/31	x

민조	취해 오바이트라도 하면 말짱 도루묵이지...	2004/11/01	x

Yar	음...들은 풍월로는, 진주는 예술작품이나 문예작품을 뜻해요. 그리고 금가루, 금시계등 금 관련 물건들은 금은보화...재물을 뜻해요. 어느 잔을 마시든 좋은 일이 생길테니 기대하세요. 더군다나 구경만 한것도 아니고 곱디 고운 잔에 마셨으니 뭐 ^^;	2004/11/03	x

vincent	잘은 몰라도 읽기만 해도 황홀한 꿈이군요. ^^ 어제밤, 상의는 군복에 하의는 츄리닝 바지를 입은 채로 전투병이 되었던 빈궁한 꿈을 꿨던 터라... 이 럭셔리한 꿈이 마구 부럽다는.	2004/11/10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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