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쓴사람 :	박혜림
	쓴내용 :	밤바다

간밤에 석노인石老人해수욕장에 갔었다.
청도는 바다가 얌전하다. 짠내도 없고 소리도 작고 파도도 단조롭다.
석노인은 그중에서도 특히나 모래가 평평하고 물이 얌전하다는 인상을 준다.
중국 인민들은 모두 잠자리에 들었는지, 저쪽에 손붙잡고 걸어가는 남녀 한쌍이 있었을 뿐이다.
물과 어둠이 바로 저 앞에서 합쳐져버리는 그곳에서는 길고 하얀 띠를 만들며 나타났다 사라지는 파도 말고 다른 건 눈에 띄지도 않았다. 파도의 하얀 띠는 두 줄이 되었다가 세 줄이 되었다가 다시 두 줄이 되었다가 세 줄이 되었다가.... 바라보고 있으면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정신이 빨려들 것 같은 괴기스러움이 있었다. 잠시 넋을 놓고 바라보는 사이 순식간에 밀물의 끝이 꽤나 가까이 다가오기도 했다.
밤바다는 심근을 단련시키기에 좋겠더라.


민조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은, 정신이 빨려들 것 같은 그 괴기스러움'이 물이 사람을 부르는 거라고 하더라. 그러다 자신도 모르게 터덜터덜 걸어들어가는 거겠지... 조심해, 림!	2004/04/14	x

박혜림	이왕이면 사뿐사뿐 걸어볼게. 나의 불성실한 걸음걸이는 최근 다소 개선되었단다. 배 내미는 자세는 고치기 쉽지 않았어. 일단 내밀어보면 그게 꽤나 편해서 잘 안 고쳐지거든. 울엄마가 옛날에 차밍스쿨 보낸다고 했었는데, 걸음걸이를 고친 후에도 차밍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울엄만 몰랐던 게지. 어제 그 밤바다는 날 더워지면 민조랑 퍼져 앉아서 술병 까기 좋겠던걸. 기다릴게, 조!	2004/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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