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쓴사람 :	박혜림
	쓴내용 :	今天惠林

간밤에 J같은 꿈을 꾸고 말았다.
어딘지도 모를 도시에서 동행을 잃어버리고 혼자 남은 계집애가 엉엉 우는 꿈이었다.
하늘은 따뜻하고 봄꽃이 만발했는데 바닥은 얼음판이고 눈이 쌓여있는 동네였다.
노랑머리 언니오빠들이 다가와 뺨을 부비며 안아주고 얼러주었다.
꿈에서 가끔 운다.
우는 꿈을 꾸고 나면, 울 일이 있을 땐 차라리 낮에 울자, 싶어진다.
정말 기분 Y같은 아침이었다.

오늘이 4월15일이란다.
한국은 노는 날이겠군.
간밤에 꿈자리가 뒤숭숭했던 사람은 나 하나가 아니겠다.

일주일 전에 건강검진 받았던 게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택시 타고 병원에 다녀왔다.
동부시립병원으로 가자고 하자, 기사가 나를 힐끔힐끔 보더니 의사냐고 묻는다.
간만에 좀 차려입어주었더니만 먹히는군.

병원에서는 영화나 드라마에 종종 나오는 신체기관과 병명이 거들먹거려졌다.
백혈구 수치가 높고 근종이 발견되었고 심장이 요상하단다.
영화처럼 죽게 되나요? 물었더니
백혈구는 사소한 염증 때문이니 평소 물을 많이 마시면 되고
근종은 이다음에 애기 둘쯤 낳고 살다가 50살쯤 입원 한번 해보고 싶으면 그때 수술하고 아님 그냥 냅두란다.
괜히 쫄았다.
짧은 순간 동안 많은 상상을 했다.
자동차가 절벽으로 추락하는 인생의 마지막 3.5초 동안 삶 전체를 되짚어보는 게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더군. 성석제를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심장 박동이 눈에 띄게 느리단다.
마라톤 선수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인데, 운동으로 단련된 심장은 한번에 펌프질을 씨게~ 해주므로 박동이 느린 거란다.
고등학교 체육 시간 끝난 후론 운동이라곤 안 해본 내 심장은, 아마 게으른 걸 거다.
중국에 온 후로 딱 두번 심장 이상을 느낀 적이 있다.
지난 여름 끝무렵에 갑자기 안 하던 운동을 한답시고 40분이 넘게 쉬지 않고 속보를 한 후 멈춰서자 심장도 같이 멈췄다. 박동이 안 뛰고 딱 목구멍에 걸린 느낌이었는데 응급처치 안 해주고 가만히 냅두자 잠시 후 저 혼자 쿵 내려앉아 다시 쿵덕쿵덕 뛰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쯤에도 그랬다. 그땐 심장이 떨어져나갔었다. 대충 다시 눌러끼우고 살고 있다.
하지만 무리한 짓 안 하고, 심장 간수 잘 하면 이것도 별일 없단다. 내 심장의 개성이란다. 박혜림, 오만군데서 개성이 넘치는구나.

그러고 보니 건강검진 받은 지 고작 일주일 됐구나.
이번 봄학기, 너무 길다. 심장 터져버리게 길다.

오늘 저녁 비행기로 상해 간다.
콧구멍에 바람 쐬러.
신나게 짐싸는 중이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날 즈음에도 짐싸고 있었다. 유네스코 들어가려고. 그때도 신이 났던가?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내 인생의 지금 이 대목에 많은 시간이 덮인 후,
어쩌면 가끔 은근히 드러내고 싶은 예쁜 흉터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민조	개성강한 심장, 박혜림! 덩달아 심장이 덜컹했다. 바람 잘 쐬고, 그 바람 여기에도 좀 전해주라...	2004/04/15	x

혜정	상해라니... 좋겄다. 부럽구나, 혜림. 나는 요즘 발목을 접지르는 바람에 고생 만발이다. 흑흑. 이번 마감엔 얼굴과 목에 화상을 입질 않나, 발목을 접지르지 않나 정말 괴로울 뿐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고대하고 고대했던 안석환 인터뷰를 성사시켰다는 것. 그는 정말 훌륭한 배우일 뿐 아니라 매너까지 좋더구나.^^ 나는 그의 열혈 팬이 되고야 말았다. 심지어는 네가 다음 다닐 때도 안만들던 다음 메일을 만들고, 그의 팬까페까지 가입을 했다는 거 아니냐. 가입 인사를 짤막하게 남겼더니만, 고맙다며 전화까지 해주는 그의 매너에 나는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하하하. 시간될 때 전화하면 술도 사준다더라. 꼭 전화해야지~	2004/04/16	x

혜림	여기는 항주 한스는 이미 뻗었다. 난 잠이 안 오네.. 민조.. 항주의 밤바람을 쏘아보낸다. 혜정.. 우리가 같이 본 안석환이 거미여인.. 그리고 고도.. 두 편이었던가. 다시 너와 함께 연극표를 손에 쥐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밟고 싶다.	2004/04/18	x

혜정	아냐, 혜림. 난 고도를 재경이와 함께 봤는걸.^^ 아마도 너와는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를 보지 않았으려나? 나는 그를 좋아한다면서도 연극은 고작 4편 봤더라구... 아무래도 연극은 비싸서 말이지... 내년에 네가 돌아오면 옛기억을 되살리며 다시 한 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함께 밟자꾸나.	2004/04/18	x

박혜림	혜정! 지금 다시 봤는데, (그땐 경황이 없었거덩) 얼굴과 목에 화상이라니, 이게 웬말이지? 이 언니가 잠시 떠난 사이 몸간수 하나 제대로 안 해주고 이렇게 사고를 쳐대다니. 발목이야 불편하고 아프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만 (발목도 오래걸릴지 몰라. 나 대학 때 한달동안 절뚝거리면서 침 맞았었어. 접질린 건 좋은 병원 찾아가야 되는데...) 아리따운 얼굴에 화상이 웬말이냐.	2004/04/21

혜정	걱정하지마, 혜림. 1도 화상인데다가 병원가서 치료받고 좋아졌어. 흉터도 하나 안남았으니 걱정하지마. 다만 다리 접지른 건 좀 오래가네. 다리가 많이 땡겨.-_- 아무래도 마감휴가 동안 한의원에 열심히 가야될까봐...	2004/04/21	x

톡	[친밀한 인간관계 심장발작 줄인다] 주변 사람들과의 아주 친밀한 관계 유지가 심장발작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최상의 치료약이 될 수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맨체스터 왕립병원 전문가들이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친구 연인 친척 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심장발작 재발위험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원 참여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장발작 발생 3~4일 뒤 1차 조사를 한 뒤 추가 발작 및 사망 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12개월을 더 관찰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시험 대상자 4명 중 1명꼴로 첫 심장발작 이전에 우울한 상태를 겪었던 것으로 조사돼 본인의 마음 상태가 심장 발작 위험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일단 나타났다. 그러나 추가조사 결과, 우울한 상태였던 환자들의 심장발작 재발 및 사망 가능성이 그렇지 않았던 환자들보다 결코 높지 않았고 대신 자신이 신뢰하는 가까운 친구나 친척 등을 갖고 있는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발병 및 사망 위험도가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을 연구진은 발견했다. 연구를 주도한 프랜시스 크리드 교수는 "과도한 음주, 흡연, 운동 부족, 부실한 식사뿐 아니라 우울증, 사회적 지원 부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심장발작 재발 위험도를 높인다"며 "특히 스트레스와 우울은 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고, 신체를 자극받은 상태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친밀한 인간관계가 없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 양친을 잃었을 확률이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사람들에 비해 배나 높게 나타났다.	2004/04/22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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