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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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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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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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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北京] 이화원*和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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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에 다녀온 다음 날, 아침 많이 먹고 힘내려고 식당에 내려갔는데 어찌나 피곤했던지 정말로 숟가락 들 기운도 없어서 거의 입에 넣지를 못했다. 쥬스 잔도 어찌나 무거운지, 손목 꺾어질까 봐 들고 마실 수가 없겠더라. 먹어야 사는데...
북경에서의 마지막날인 이날의 행선지는 오전엔 천단공원, 오후엔 이화원이라고 최박사가 아침 브리핑을 했다.
그런가? 천단공원은 호텔에서 무지 가까우니까 자네 혼자 갔다오게. 오후에 이화원에 같이 가려거든, 아니 밤기차 타고 같이 청도 내려가려거든 잔말 말고 그렇게 하게. 난 못 가네, 때려죽여도 못 가네... 그리곤 호텔에서 오전 내내 시체놀이를 했다.
중국어라곤 니하오밖에 못하는 박사님을 혼자 내보내려니 미안하긴 했지만, 지도보는 능력 하나만으로도 천단공원쯤은 능히 다녀오고도 남을 놈이었다. 역시나, 혼자서 잘 보고 잘 돌아왔다.
쑤시는 삭신을 스타벅스 캬라멜 마끼야또로 달래고 길을 떠났다. 이화원으로 간다.
이화원까지 버스를 타고 갔는데 가다 보니 북경대학이 나오더라. 북경대 정류장에서 창밖의 북경대를 보며, 와 되게 크다.. 했는데 버스가 출발하고 한~~참을 간 뒤에 또 다시 북경대 어디어디라고 안내가 나오더라.
성민이 말로는 북경대가 서울 서대문구만하단다. 초중고대학을 모두 손바닥만한 학교로만 골라다닌 나로서는 상상이 안 된다. 그게 학교야? 도시지...
이화원에 도착했다. 내가 찍고 있는 풍경은 아래의 사진이다.
어느 날 서태후 언니가 자다 일어나서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했단다.
아,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 창밖으로 바다가 보였으면~
그래서 땅을 팠단다. 바다 뺨치는 호수가 만들어질 때까지 땅을 팠단다.
파낸 흙은 한쪽에 쌓아 산을 만들었단다. 이름은 만수산.
아래 사진에서 내 뒤로 보이는 산이다.
사실 만수산 사진은 더 잘나온 것도 있지만, 내가 이쁘게 나왔으므로 이 사진을 올리는 거다. 나는 이런 식이다~
만수산에는 이런 건물도 있고 무슨 절인가도 있고.. 뭐가 많았다. 올라가느라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서태후는 그렇게 높은 데까지는 안 올라가셨단다.
이화원은 바람이 지랄이었다. 정말 욕나오게 바람 많이 불더라. 만약 그 옛날에도 바람이 이 모양 이꼴로 불어댔다면 서태후님 스타일 유지하며 사뿐사뿐 산책하긴 좀 어려웠겠다.
왕의 마누라가 타고 다니던 차란다. 사진 촬영 금지라고 되어 있더라. 사진을 찍었더니 뒤에서 직원이 사진 찍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못 알아듣는 척하고 계속 찍었다.
여기서 질문.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어떤 곳은 사진 촬영이 가능한데 어떤 곳은 촬영 금지다. 기준이 뭐냐? 알고 싶다.
가방 끈 긴 성민이 말로는 카메라 플래쉬가 터질 때 나오는 빛이 자극이 되는 물건일 경우 촬영 금지란다. 네이버 지식검색에 질문을 올려볼까 했는데 귀찮아서 말이다...
 
기린이다. 기린은 원래 상상 속 동물의 이름이었단다. 그 상상 속 동물은 바로 이렇게 생겼다.
기린이 상상 속 동물의 이름이었다는 건 성민이한테 처음 들었다. 사자도 원래는 상상 속 동물의 이름이었단다. 사자놀이 같은 민속에서의 사자탈도 사자라는 동물을 보고 만든 게 아니라 상상한 동물의 모습이란다.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아는 게 많은 친구랑 여행하는 건 참 좋은 거다.
아무 의미 없이, 실물보다 이쁘게 나왔다는 이유로 또 내 사진을 올린다.
이화원에서 돌아와 북경의 국제학교에서 영어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한스의 친구 상래춘씨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어찌나 말을 빠르게 던지던지, 내가 아주 마지막까지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밥은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끔찍한 북경 기차역을 통과해 침대차를 탔다. 북경에서 저녁 8시에 타서 청도에 새벽 6시쯤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잔다고 누웠다가 10번쯤 깨어난 후에 이제 다 왔겠지 하고 시계를 보았을 때가 새벽 1시였다. 그 절망감이라니... 다시는 침대 기차를 타지 않으리 굳게 결심하며 그 후로도 30번쯤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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