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쓴사람 :	박혜림
	쓴내용 :	문어체의 신선함

우리도 외국어를 말할 때 아마 그렇겠지.
책에서 배운대로 말하다 보면, 그것은 문자로만 존재하는 말일 때가 있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려면 왠지 닭살 돋고 어색한 말이 문자로는 엄연히 존재한다.
외국인들은 그 미묘한 어감을 알아채지 못하지만 말이다.

아침에 향수를 뿌렸는데 안 하던 짓을 해서인지 양조절에 실패했다.
그렇다고 옷을 갈아입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수업에 들어갔는데 앞자리에 앉은 귀여운 여학생이 쉬는 시간에 곁에 다가왔다가 향수 냄새를 맡고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어 특유의 가락이 있는 억양으로) 선생님, 향기로와요~

냄새 좋다, 향기 좋다-가 아니라 향기로와요...였다.
게다가 그 이국적인 억양이란.

몇 년 전 함께 일했던 동료분의 어린 아들이 회사에 놀러왔던 적이 있다.
녀석과 나는 그 전에도 만난 적이 있는 사이였는데 녀석이 오랜만에 만난 내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웠다고 말해주세요, 그리웠다고 말해주세요~!
그래서 말해줬다.
-그리웠어, 정말 그리웠어!
보고 싶었다는 말은 숱하게 해보았지만 그리웠다는 말을 내 입으로 해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는 근처 빵집에서 사온 빵을 테이블 위에 풀어놓고 꼬마를 포함해 여러 명이 둘러앉았는데 그 꼬마가 빵을 보며 하는 말
- 아, 먹음직스러운 빵~!

그날은 녀석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신선했더랬다.
요즘도 그렇다.
'그건'이라고 줄여말하지 않고 '그것은'이라고 말하는 것,
'할래요' 라고 하지 않고 '하겠어요'라고 하는 것
등등등등....
익숙하고 편한 말들이 아주 조금씩 각이져서 귓가에 톡톡 걸린다.


박혜림	하나 더 생각났다. 요즘 3,4학년 학생들이 시청각 수업시간에 <옥탑방 고양이>를 보고 있다고 하길래 여자아이들에게 '김래원 멋있지?'라고 물어보았다. 뜻밖에 아이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렇게 말한다. '그는 행실이 나빠요.' 그렇지. 걔가 거기서 행실이 좀 나쁘지....	2003/10/12

혜정	하하하. 색다르군. 나두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두 김래원 멋있다는 칭찬 일색이었는데... 행실이 나쁘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단 말이지... 재미있다,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라는 게 말야.	2003/10/12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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