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4학년 수업이 있었다.
외간선독이라고, 한국 간행물을 읽으면서 고급한국어도 익히고 간행물 내용을 통해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등을 골고루 접해보는 시간이다.
두 시간 연강 중 쉬는 시간에 학생들은 떠들고 있고 나는 그들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옆에 앉은 학생을 가리키며 내게 이렇게 말했다.
- 선생님, 얘는 선생님 수업 시간만 되면 신이 난대요.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불린 지 이제 약 두 달.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저녁 무렵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을 때 전화가 왔다.
중국 학생이었는데 거의 알아듣기 힘든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 선생님, 저는 2학년인데요, 선생님이 좋아요. 선생님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요.
내가 가르치는 학생도 아니고 아는 학생도 아닌데 내가 좋다니...
내가 가르치는 다른 학년에게서 내 얘길 듣고 내 전화번호를 얻었다고 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덕분에 가외 수업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자랑한다고 흉볼지 모르겠지만, 이런 자뻑 없이 매일매일 씩씩하게 살기란 쉽지 않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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