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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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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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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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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上海] 야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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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15일 밤비행기로 상해 홍치아오虹橋공항에 도착했다.
출구를 나오자마자 두 팔 벌리고 반겨주는 한스가 보일 줄 알았는데, 없더라...
공중전화 찾아서 전화를 걸어보니 공항 어딘가에 있긴 한듯. 내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게이트 번호를 알려주고 거기까지 고작 몇 걸음을 걸어가는 사이에 호객행위를 하는 택시기사들이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우리나라도 삐끼들은 이렇게까지 근접접근을 하던가? 생각이 잘 안 난다. 암튼 중국은 인구밀도가 높아서인지 평소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안전거리가 없는 편이다. 진짜 빠짝빠짝 다가선다. 저쪽에서 손을 번쩍 들고 걸어오는 한스가 나타나자 삐끼들이 실망하며 떨어져나갔다.
마중나와주는 친구가 있는 낯선 도시, 처음 해보는 경험인데 참 좋은 거더라.
선배님께서 자동차를 어디다 세워뒀는지 잊으시는 바람에 (그 후에도 많은 것을 잊으시는 걸 목격했다) 홍치아오공항의 주차장을 내발로 구석구석 밟아볼 수 있었다.
차를 찾은 후 처음으로 간 곳은 와이탄外灘의 황푸黃浦공원.
이 공원에선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푸서浦西지역에서 푸동浦東지역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왼쪽의 높은 탑은 그 유명한 동방명주東方明珠라는 이름의 TV송신탑.
강 건너 풍경은 실물이 아닌 듯 입체감이 없다. 마치 영사기에서 스크린으로 쏘아 보내는듯한 분말성 조명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개조되기 전의 옛날 낡은 대한극장 1층에서 <가타카>라는 영화를 보다가 스크린에 비치는 푸른 빛이 너무 고와서 뒤를 돌아보았더니 그 모든 그림이 영사기의 작은 구멍 하나에서 쉽없이 쏘아보내는 빛의 가루였다. 달나라에도 가는 세상이라지만 나는 영사기가 스크린에 만드는 그림이 그렇게 신기하더라. 조명을 아낌없이 때려주는 푸동의 명물 동방명주도 그렇게 만들어진 허상 같았다.
이쪽은 내가 서있는 푸서지역.
황푸강에서 유람선을 타면 한쪽으론 동방명주가 있는 현대적인 야경을, 한쪽으론 조계지의 흔적인 서양식 건물의 고풍스런 야경을 볼 수 있겠다.
한스가 골프코치의 집을 빌려놓아 그 집에서 잤다.
상해에 있는 동안 먹는 거, 자는 거 모두 다 한스가 해결해주었다. 고마워 죽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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