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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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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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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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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雲南] 세째날第三天; 따리大理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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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아침을 맞았다. 기차 안의 화장실과 세면실에서 이날 아침의 용무들을 해결하지 않은 것은 나의 크나큰 실수였다. 나는 따리大理에 도착하면 곧장 호텔로 가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 뒤 하루 일정을 시작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무슨 호화 여행중이라고...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했고 우리는 따리의 새로운 가이드와 만났다. 그녀는 우리를 호텔 식당으로 데려갔다. 우리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기차를 타고 온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 호텔 식당으로 직행한 듯 식당이 미어터졌다. 사람 많은 것엔 이미 익숙해진지라 그 북새통 속에서도 어쨌든 밥은 잘 먹었는데 가이드 왈, 짐은 계속 봉고차에 두고 다닌단다.
그럼 여기가 우리 호텔이 아닌가요?
아닙니다.
헉...
그래서 그 호텔 식당에서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하고 화장실도 가야했는데...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중국의 악명 높은 화장실이 바로 그 호텔에 있었다. 건물은 멀쩡하게 호텔인데 화장실은.... 심지어 세면대도... 아, 그날 아침은 정말이지... 참 싫었다.
운남성 여행이 어땠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화장실과 난방시설만 빼고 다 좋았다’고 대답한다. 화장실은... 정말 참 그랬고 (최소한 문이라도 달아주었으면 싶다), 난방시설은 이렇다. 장강張江 이남은 기온이 높은지라 실내에 난방시설이 없다. 심지어 호텔에도 없다. 하지만 밤이 되면 이쪽도 꽤나 쌀쌀해진다. 그런데도 이들은 난방시설 없이 그냥 산단다. 그래서 오히려 밤에는 얼음축제로 유명한 북부지방의 하얼빈보다도 추울 수 있다. 특히 여행객들은.
내가 가르치는 학생중 항주에서 온 아이가 있는데 얘는 겨울에도 옷을 아주 얇게 입고 다녔다. 너는 남쪽에서 와서 남들보다 청도가 더 춥게 느껴질 텐데 왜 그렇게 춥게 입고 다니냐고 물었더니, 저는 난방기구가 없는 집에 살아서 추위에 단련이 되어 있어요, 라고 대답했던 것이 기억난다. 정말이지 어떤 면에서는 남방이 훨씬 더 춥다.
어쨌건 꼬질꼬질하고 찝찝한 상태로, 아침 공기에 오들오들 떨며 선착장으로 향하는 것으로 따리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웃고 있지만, 우리 둘 다 많이 찝찝한 상태...
배를 타고 들어간 곳은 얼하이洱海다. 따리의 볼거리는 얼하이라는 넓디넓은 호수(배타고 한 너댓 시간 다닌 것 같다)를 사방으로 에워싸고 있다고 한다. 어느 곳에서 보아도 사방이 모두 아름다웠다.
도중에 배에서 내려 어느 절로 향하던 까마득하게 높은 계단.
저 높은 계단을 다 올라가면 얼하이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겠지, 생각하고 씩씩하게 올라갔는데...
높이높이 자란 나무들이 시야를 가려서 잘 안 보였다. -_-;;
어째 가이드가 같이 안 올라가고 자기는 밑에서 기다리겠다고 하더라니.
배 안에서는 바이족白族의 무용 공연과 三道茶(바이족이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만드는 차)를 마시는 행사도 있었다. 공연은 아름다웠으나 차맛은, 으에... 나한텐 정말 안 맞았다.
배에서 내려 들렀던, 참 아름다웠던 남조풍경도.
따리에서 우리를 안내했던 바이족가이드. 올해 스무살이라는 이 수더분해보이는 아가씨는 참 씩씩하고 기분좋고, 왠지 정이 갔다. 내가 자신의 둘째언니와 동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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