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도 많고, 욕심도 많고, 정도 많은 향옥이입니다.
이번 말하기 대회 연습 때 정말 열심히 했고, 그래서 2주 사이에 발음도 어조도 아주 좋아졌죠. 제가 보람을 느낀 건 말할 것도 없지요.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해양대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장향옥입니다.
제가 한국어를 공부한 지도 벌써 3년 반이나 되었습니다. 처음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을 때 기역,니은,디귿, 아,야,어,여… 이렇게 자음과 모음을 외우는 것만으로 한 달만에 무슨 글자든 술술 읽을 수 있게 되자 저는 마치 한국사람이라도 된 양 자신감에 넘쳤습니다. 하지만 한국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워졌고, 저는 다시 겸손한 마음으로 책과 씨름해야 했습니다.
한국어가 어렵다는 것은, 중국어와는 어순부터가 다르다 – 라는 그런 형식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의 경험담을 들려드릴까요?
작년에 제가 한국에서 공부할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친구와 밥을 먹고 있는데 텔레비전에 원빈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텔레비전만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저를 툭 때리며 ‘그림의 떡이다. 밥이나 먹어라.’ 하더군요. 저는 밥상을 쳐다보며 ‘떡이 어디 있어?’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어찌나 큰 소리로 웃어대던지. 저는 박장대소하는 친구를 보고 어리둥절했지요.
한국어를 잘하려면 속담과 관용어를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이날 처음으로 하게 되었답니다.
애먹었다, 애가 탄다 라는 말도 이 친구에게서 배웠습니다. 처음엔 애먹었다, 애가 탄다를 ‘아이를 잡아먹었다, 아이가 불에 탄다’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기겁을 했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웃지 못할 기억이지요.
존댓말 때문에 실수한 경험은 셀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한국에서 공부할 때 저보다 나이 많은 언니 한 명과 친하게 지냈는데 어느 날 언니가 저를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언니는 남편, 남편의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남동생이 언니를 부를 때 ‘형수님’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형수’라는 단어를 이미 배워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형수를 높여 부를 때 형수님이라고 하는구나, 라고 금방 깨달았지요. 언니의 남편을 ‘형부’라고 부른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그래서 저는 언니의 남편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형부님~’
저는 한국어과 다른 친구들에 비해 실력이 좋다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런가 하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유난히 실수가 많다는 얘기도 자주 듣습니다. 저는 틀리는 것을 부끄워하지 않고,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저의 한국어 공부 비결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배운 말들은 절대 잊혀지지 않거든요. 또 저의 실수로 한바탕 웃음꽃이 피고 나면 한국인들과 더 편한 친구가 될 수도 있구요. 저는 언제든지 산동성에 와있는 수많은 한국인들과 대화하며 실수하고 틀리고, 그러면서 한국어도 배우고 우정도 쌓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답니다. 여러분, 저와 친구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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