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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랑 헤어졌습니다.
그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부담스럽지도, 그런 질문이 상처가 되는 것도 아니지만
나의 홈피에서 내내 함구하고 있는 것이 문득 어색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이 홈을 닫아야겠다고 잠시 생각했었습니다.
그것이 그에 대한 예의 같았어요.
그러다 어느 날 밤, 누군가 이곳 내 방을 들렀다 나가는 길에 잠든 나에게 걸어준 전화를 받고나서 여길 그냥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신에 이젠 그가 이곳에 오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팀원 한 명이 요근래 계속 끙끙대길래 업무를 조정해주려고 면담을 했습니다.
대충 짐작 가는 고충을 짚어주며 다독였더니 울어버리더군요.
아, 내가 이렇게까지 제대로 찌를 줄 아는 사람이었던가...
다시 생각해 보니 나는 오늘 그 친구가 아니라 몇 달 전의 내 모습을 앞에 앉혀두고 다독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내가 그 친구에게 했던 말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해두었다가 나에게 가끔 해주려고 합니다.
다행히도 나는 최소한 몇 달 전보다는 조금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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