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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학기에 해양대에서 함께 일했던 이향분 선생이 오늘 아침 기차를 타고 연변으로 돌아갔다.
지금 박사인지 석사인지 그 과정을 덜 마쳐서 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교환교수 한 분이 귀국하셨고 향분선생마저 떠나면 다음학기는 선생 두 명이 줄어드네... 혹시 수업이 많아지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향분선생 송별회는 어쩐지 마음이 싸하고 안쓰럽고... 그래서 안 되는 줄 알면서 과음도 해주고...
처음 만났을 때, 나도 이 학교가 처음이고 향분 선생도 이 학교가 처음이며, 물론 그녀는 20대 나는 30대이긴 하나 나이도 비슷하고 성별도 같고.. 그래서 친하게 지낼 줄로 알았으나 단둘이 함께 나눈 것이라곤 학생식당에서 딱 두번 같이 밥을 먹은 것 뿐이었다.
그나마 속에 탈이 나서 중국음식 조심조심 먹느라 반찬을 남긴 내게 거친 평안도 사투리로, 박선생 음식 낭비 마시라요~!!! 옆에 보시라요, 중국 학생들 중에 누가 박선생처럼 음식 낭비하는가~! 하고 하도 구박을 해대서 어찌나 무서웠던지.
간밤의 송별회에서 향분선생은 내내 울었다. 학과장님을 붙잡고.
내가 보기엔 학과장님이 향분선생의 뭔가를 썩 내켜하지 않으셨고 그래서 그녀가 떠나게 된 듯했다. 학과장님은 원래 향분선생의 선생이라고 했다. 그래서 선생으로서 진심어린 꾸중과 충고와 야단을 퍼부으셨고 향분선생은 펑펑 울었다.
그러다가 잠시 진정이 되면 나한테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듣는 사람 미안해지게...
박선생~ 내는 박선생한테 진짜 미안해요. 중국이 처음인데 잘 챙겨주지도 못했고, 중국어 배우는 줄 알았으면 내가 같이 있을 때 중국어 해줄낀데 내는 몰랐데요. 몰라서 못 도와준거라요.
조선족인 향분선생이 잔뜩 취해서 말했다.
내세라는 게 있다면, 내는 제민족국가에서 태어나고 싶어요.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태어나야 되고 유태인은, 유태인은....
크리스마스 이브 학과 회식. 한신대 교환교수 한분이 이미 돌아가셔서 한 자리가 줄었고, 향분선생이 떠나면 또 의자 하나가 줄어들 것이다.
노래 부르는 향분 선생.
학과 주임님과 향분선생의 땐스~ 사진이 흔들린 이유는 이 순간 이들이 '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 향분선생.
백두산 놀러갈 때 꼭 연락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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