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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교수 자격으로 이 학교에 머물고 계신 한국 어느 지방대 교수님이 병원에 입원하셨다.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이분은 식사 때 맥주를 몇 병 드셨고(중국에선, 특히 이 학교 이 학과에선 식사 때 맥주 몇 병 곁들이는 게 너무나 당연해보인다. 나도 어떤 땐 요리만 시키고 술을 안 시키면 허전하다), 그렇게 체내에 알콜을 담으신 채로 사우나에 갔다가 쓰러지셔서 지금 혼수상태란다.
어젯밤 늦게 다른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로 이 소식을 들었다. 어제는 개학 첫날이었고 나는 일주일 중 가장 빡쎈 목요일의 오후 4시간 연강을 끝낸 뒤라 일찌감치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들어가 있었다. 병원으로 가시는 길이라기에 저도 갈게요, 했더니 먼저 가보시고 와야 할 상황이면 부르시겠단다.
몇 시간 후 다시 전화가 왔지만 혼수상태이니 그냥 있으란다. 이런 것이 일명 ‘풍’이 된다고도 하셨다. 그리고 이 쓰러진 한국 교수님의 부인 연락처를 아느냐고 물으셨다. 당연히 모른다.
쓰러진 교수님은 작년 여름, 나와 같은 시기에 이 학교에 왔다. 처음엔 부인이 함께 오셨고 한 학기를 같이 계시다가 군대 제대하는 아들 때문에 이달 초 귀국하셨다. 다정하고 명랑하고 혼자 사는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지라 한국으로 가실 땐 나도 많이 서운했었다. 연락처라도 받아둘걸. 말로만, 한국 가셔도 우리 연락해요, 라고 하고 정작 연락처 따위는 여쭤보지도 않았던 나의 무심함이 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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