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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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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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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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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본사람처럼 생겼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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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나라에서 살고 있으니 당연하게도,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입 다물고 있을 땐 중국사람으로 보는 경우도 많지만 어쨌거나 입만 열면 뽀록나니까.
물론 대부분은 나를 한국사람으로 봐준다.
하지만 아닌 경우도 꽤 많다.
긴 파마머리였고 게다가 그것이 연한 갈색이었을 땐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있으면 미국이냐 캐나다냐.. 라는 질문을 받았고, 또 잊을 만하면 한번씩 싱가폴, 대만 등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일본 사람이냐는 말이다.
이건 사실 한국에서 살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사동에서 회사를 다닐 때 가끔 혼자서 카페에 차를 마시러 가면 종종 일본어 메뉴판을 받았으니까.
며칠 전 시험감독을 들어간 날이었다.
고개를 박고 문제를 푸는 학생들 사이를 어슬렁거리는데 교실 문짝에 뚫려 있는 작은 유리창에 어린 남학생 몇 명이 눈을 걸치고는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내가 외국인인 걸 알고 구경을 하는 거다. 나도 어릴 땐 외국 사람 만나면 뚫어지게 쳐다봤었고, 또 여기 와서 한두번 당해보는 일도 아니고 해서 웬만하면 놔두려고 했는데 하도 시끄럽게 떠들어서 눈치를 좀 줬다. 근데 누가 중국놈들 아니랄까 봐 눈치 따위엔 꿈쩍도 안 하고 하던 짓을 계속 하는 거다. 그래서 교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랬더니 놈들이, 비록 얼굴은 아저씨 같아도 알고보면 열여덟, 열아홉밖에 안 된 그 개구쟁이들이 요란하게 웃고 고함을 치며 흩어졌다. 원래 목적이 놈들을 쫓아보내는 것이긴 했는데, 이놈들이 도망을 치면서 이렇게 외치는 거였다.
“재패니~즈! 재패니~즈!”
외국어학원 송년 파티 때 일본 선생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나의 어떤 인상이 저들과 비슷하다는 걸까. 아무리 봐도 그들은 너무나너무나 오종종하고, 다시 보고 다시 봐도 오종종하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특징이 없고, 누가 뭐래도 나는 오종종하고는 거리가 먼데....
어쨌거나 황인종이니 그 얼굴이 그 얼굴인 건 안다만, 굳이 나누자면 나는 일본인처럼 생겼구나... 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중국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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