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쓴사람 :	박혜림
	쓴내용 :	집에서

육체피로가 전혀 없어서인지 아침에 엄청 일찍 일어나는데다가 (오늘은 일부러 한참을 뭉개고 뭉개다가 일어났는데도 6시반이었다), 수업을 하나도 안 하고 사는 관계로 하루가 허벌나게 길다.
수업은 왜 안 하는가 하면, 의사가 일주일 동안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만 처박혀 있어야 한다는 처방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거의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내 귀에도 똑똑히 들린 말은 이 아가씨는 키도 이렇게 크고 무게도 있는데 발목에 체중이 실리면 다리가 절대 안 낫는다 - 였다. 이 얘길 아빠한테 해드렸더니 “니가 그러니까 거기서도 큰키구나!” 하신다. 암튼 그래서 일주일간 바깥 출입 금지다.
내상과 외상은 참 다른 것 같다. 내상은 보통 아프다고 하고, 외상은 다쳤다고 하나? 아픈  사람은 머리와 마음도 함께 아픈 상태에 들어가지만, 다친 사람은 다친 부위 빼고는 다 멀쩡하다. 이 멀쩡한 정신으로 이 좁은 집에 갇혀 있으려니 아주 답답해 죽는다.
심심하면 보라고 친구가 <아일랜드>를 사다줬다. 인정옥이 쓴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는 그렇게 명작이었는데 <아일랜드>는 이게 웬일이냐. 드라마는 제발 사전제작 했음 좋겠다. 대본은 반드시 완고한 후 제작 들어가고. 전에 아무개씨는 “아일랜드 그거 재미없어, 순 자폐아들만 나와”라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자폐도 아니면서 그게 멋있는 줄 알고 흉내내는 어이없는 애들 같다.
친구가 전부터 상해에 한번 가고 싶다고 하길래, 너만 시간 낼 수 있으면 내가 최대한 일정 맞춰서 함께 가마 했었다. 그 친구가 직장을 옮기면서 일주일쯤 비는 날이 생겨 다음주 금토일월로 일정을 잡고 싶다고 한다. 마침 내 수업도 금토일월 여행에 아무 지장이 없어서 잘하면 오랜만에 한번 뜨게 생겼다. 다리만 나아준다면.
졸업 후 상해에 가서 취직한 나의 첫제자 한 녀석이 전화를 했다. 직장 옮기려고 이력서 쓰는 중인데 물어볼 거 있다고. 졸업한 지 1년이 다 돼가는데 한달에 한두번은 꼭 안부전화를 걸어오는 이 어이없는 녀석, 만약 내가 상해에 오면 자기가 가이드 해준단다. 상해라는 도시가 집에 갇힌 나에게 느닷없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엄마 아빠는 오늘 남도 여행을 떠나셨다고 한다. 젊었을 적엔 그렇게 둘이 같이 안 노시더니만.


민조	여자 혜림... 아프지 말자.	2005/03/16	x

Yar	공주 혜림씨...다치지도 마세요.	2005/03/17	x

박혜림	안 아프다니까(요). 그냥 절름발이일 뿐(이에요). 제가 여자인 건 맞는데, 공주는 좀 힘들 거예요. 기본적으로 천성이 언년이라. 다들 아프지도 다치지도 맙시다.	2005/03/17	x

고양이	네 글을 보면, 상해로 꼬신 내가 뿌듯하면서도 절룩거리는 네 모습이 눈에 걸려. 훔... 인대와 관절을 낫게하는 도가니탕을 드셔보소서. -_-	2005/03/29	x

vincent	지금은요.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2005/03/29	x

박혜림	고양이/ 덕분에 모처럼 바람쑀지. 반가웠다! vincent/ 지금은 그래도 거리에서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은 없으니 거의 나았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인상적인 경험이었어요. 그런 시선 받는 거. "저런 쯧쯧.. 그래도 참 밝게 사네" 거의 이런 표정이었죠 ^^	2005/03/29	x



245	마국서의 머리카락 [2]	박혜림	2005/05/11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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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황금주의 시작 [2]	박혜림	2005/05/01	359

242	엠마뉴엘르 [3]	박혜림	2005/04/27	395

241	분주하게 보낸, 4월 21일 [7]	박혜림	2005/04/21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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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아, 봄! [2]	박혜림	2005/03/31	289

	집에서 [6]	박혜림	2005/03/16	382

236	악몽의 끝 [1]	박혜림	2005/03/06	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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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시작 [2]	박혜림	2005/03/02	267

233	어제, 2월 22일	박혜림	2005/02/23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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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눈이 와요 [3]	박혜림	2004/12/23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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