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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밤...
내가 무슨 죽을 죄를 지었는지, 목이 잘리기를 기다리는 상황.
나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어 벽에 등을 기댄 채 무릎을 세우고 쭈그려 앉았다. 옛날옛날 장수가 갑옷 입던 시절 차고 다녔을 길고 긴 칼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고 나는 고개를 숙여 두 무릎 위에 이마를 붙인 채 쪼그리고 앉아 떨고 있었다. 정말 내 목을 자를까? 두려움 반 의심 반, 두려움 반 확신 반.
칼날이 내게 다가왔다가 물러나고, 내 몸을 스치고 물러나기를 몇 번, 그러다가 어느 순간 동그란 무릎 위에 얹어둔 동그란 이마가 천천히, 그러나 무겁게, 앞으로 굴러떨어지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무릎을 감쌌던 두 손을 풀어 얼른 머리를 움켜쥐었다. 머리가 무릎에서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꽉 붙잡고서 생각했다. 정말 잘랐나 봐.
그래도 어제는...
처음 보는 디자인의 멋진 디카를 손에 쥐고
그 카메라의 주인인 아주 멋진 남자가 찍은 사진을 구경하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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