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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토요일이었지만 수업을 했다. 대신 오늘 5월1일부터 8일까지 중국인들은 ‘황금주’라고 부르는 길고 긴 노동절 연휴에 들어간다. 나는 수업이 목요일에만 있으므로 오늘부터 11일까지 열하루간의 연휴다. 사실 이번 학기는 하도 널럴하여 연휴가 꿀맛도 뭣도 아니고 그저 일상이다. 남들 놀 때 나는 공부나 좀 하련다. 남들 다 놀고 제자리로 돌아가면 그때 가방을 챙겨들고 떠나고 싶다. 첫 번째 목적지, 南京에 대해 공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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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에 스타벅스가 문을 열었다. 한잔에 30원이나 하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청도인이 그렇게까지 많을 줄이야. 결국 나와 L은 커피를 포기하고 백화점 3층의 VIP룸으로 올라갔다. 백화점에서 아무것도 사본 적이 없지만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나는 여기서 VIP룸을 이용할 수 있다. 홈시어터처럼 꾸며진 그 방에서는 마침 <천하무적>을 상영하고 있었다. L이 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고 해서 오전 4시간 연강을 마친 피곤한 몸으로 자다가 깨다가 하며 영화까지 보았다. 전에 극장에서 <천하무적>을 볼 때 유덕화가 누구 닮았다... 싶었었는데 잠결에 다시 보니 그 누구는 요즘 중국TV에서 해주는 <인어아가씨>의 정보석인 모양이다.
자기야, 유덕화 정보석 닮은 것 같지 않아?
어머, 그러네!
확인해보려고 L에게 질문까지 해보았는데... 맞단다. <천하무적>에서 예쁘고 근사한 유덕화 위로 가물가물 겹치기만 할 뿐 알아볼 수 없던 그 미지의 얼굴이 참 아쉬웠는데, 정보석이었다니.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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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울을 떠나 중국으로 오고 얼마 안 있어 주연이가 서울을 떠나 캐나다로 갔었다. 그 주연이가 얼마 전 캐나다 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고 한다. 나도 곧 중국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갈 것이다.
주연이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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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파견되기 전 경기도 이천에서 합숙기간 두 달을 함께 보낸 한 녀석에게서 오랜만에 소식이 왔다. 카작스탄에서 나와 비슷한 나날을 보냈을 테고, 나처럼 이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을 테고, 나처럼 많은 얼굴이 그리운 모양이다.
진짜배기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던, 당시 열아홉 개구쟁이였던 그 녀석은 나한테 엄청 짖궂게 굴었었는데 결정적으로 나를 ‘노루’라고 불러서 매를 벌었더랬다. 노루! 노루 누나!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녀석은 그걸 아직도 기억하는지 오랜만에 보낸 메일 제목도 ‘노루!’였다.
사슴이라는 동물은 참 곱고 순한 느낌을 주건만, 사슴이 노루가 되는 순간 왜 그 느낌이 싹 걷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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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전화벨 소리에 깼다. 서울에서 동네친구이자 대학동기인 두 녀석이 ‘모터쇼’라는 곳에 가서 ‘모터’는 보지 않고 ‘아가씨’ 구경만 잔뜩 한 후 술을 마시고 전화를 건 것이었다. 둘 다 목소리가 풀어헤쳐진 것이 진정한 토요일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다음주엔 둘이 같이 소개팅도 나간단다.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떤 면에서는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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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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