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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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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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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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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엔, 후어꾸어火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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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심혈을 기울여 끓인 콩나물국.
거의 완성단계라 할 시점에서 공들여 마늘을 다져넣고 소금을 한숟가락 넣은 후 간을 보았는데
어라, 콩나물국이 쓰다.
콩나물을 사다가 씻어둔 지 사나흘쯤 됐는데, 냉장고 안에서 상해버린 모양이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잠옷바람으로 정성껏 끓였는데...
할 수 없이 그대로 쏟아버리고 맨밥 반공기쯤으로 아침겸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하루종일 저녁이 되기를 기다렸다.
오늘은 한국어과 회식이 있는 날.
이름도 찬란한 '은해대세계 銀海大世界'에서 후어꾸어火鍋를 먹었다.
후어꾸어火鍋는 한국에서 샤브샤브라고 부르는 요리랑 비슷하다. 끓는 국물에 고기, 야채를 살짝 데쳐서 먹는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 샤브샤브는 고기육수에 담백하게 먹는 것이 대부분인데 반해, 중국에서는 살아있는 잉어를 넣고 고아서 국물이 탁하고 걸죽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각종 향료와 약재도 많이 들어가서 국물이 싸~하다.
고기는 양고기를 최고로 치고 오늘은 양(소 골수)까지 넣어 먹었다.
야채도 청경채, 배추, 시금치 등은 물론이고 깐또우푸라고 하는 마른 두부, 다시마, 각종 버섯에 마까지 넣어 진수성찬이었다.
이 후어꾸어火鍋와 함께 바이지우白酒를 마시면 감기가 기냥~ 떨어진다 - 라고 학과장님이 열변을 토하시며 내게 술을 강권하셨다.
공산당원이신 학과장님께서는 '중국에선 공산당 말을, 한국에선 마누라 말을 들으면 최고로 안전하다'라는 지론으로 한중 양국인 모두를 감동시키심과 동시에 술을 왕창 먹이신 바 있다.
회식을 할 때마다 언제나 나를 겨냥해 깐뻬이(원샷)를 외치시는데 오늘은 감기라고 많이 봐주셨다.
딱 기분 좋을 만큼 먹고 마셨다.
정말로 감기가 떨어졌을라나~ 그랬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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