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쓴사람 :	박혜림
	쓴내용 :	또, 죽는 소리

자꾸 죽는 소리를 해대는 것 같아 민망하지만,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병원에서는 입원을 하라고 했는데
보호자도 없이, 말도 통하지 않는 중국 병원에 입원하기가 두려워 통원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위인지 장인지 혹은 둘 다인지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며칠 동안 설사만 했고 물론 배가 아팠고 처음엔 몸살까지 겹쳐서 온몸이 시리고 쑤셨다.
갑갑한 병원에서 9시간 동안 링겔 3병을 맞았다. 잠도 오지 않는 9시간이었다.
맨날 죽만 먹으라고 한다.
배 나온다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 사흘 거의 굶고 또 매일 설사만 했더니
배는 물론이고 얼굴도 쏙 빠졌다.
그나마 병원까지 갈 수 있었다는 건 사실 기운 좀 차렸다는 뜻이다.
그저께가 절정이었는데, 침대 위에서 식은땀 삐질삐질 흘리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여기서 이렇게 죽으면 며칠만에 발견되려나. 신문엔 뭐라고 나오려나..

링겔 3병이 효과가 있는지, 오늘은 좀 살 것 같다.
방학하면, 서안이고 운남이고 계림이고 상해고 다 때려치우고 집에 가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싶다.


혜정	이런, 많이 아팠구나. 어째 며칠 동안 홈피가 조용하다 했더니만... 아무래도 신경이 예민해져서 위염이나 장염 같은 게 생긴 모양이다, 혜림. 나도 경험해 봐서 알지만 그것처럼 괴로운 병도 없지. 어쨌거나 아픈 건 안됐지만서두, 방학하면 집에 온다니 그는 좋은 소식이군. 빨리 방학하면 좋겄다.^^ PS: 위염이나 장염엔 일단 굶는 게 상책이란다. 글구 아주 조금씩 죽부터 먹기 시작해야 돼. 자극적인 음식은 절대 삼가하구...	2003/11/30	x

박혜림	그렇잖아도, 매일 죽만 먹고 있어. 죽만 먹는다는 게 괴로운 거구나. 몰랐다.. 좀 신경질적으로 되는 것 같아. 예전에 너 장염 걸렸을 때 죽 싸가지고 와서 먹던 생각이 나더라. T.T 혜정, 넌 아프지 마.	2003/11/30

수나	혜림. 그래도 조심해야해 언제든 다시 발병할 수 있으니. 누가 간호해 줄 사람 없나? 제자 미미 든지.. 비교는 안되지만 나도 같은 날에 한국에서 장염을 앓았어. 집에서 누워있어도 괴로운데 넌 얼마나 더 힘들었겠니? 나올 수 있다면 정말 방학 때 나왔으면 좋겠구나. 맘 편안하게 먹고... 물은 꼭 사서 마시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라. 참,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병원을 추천 받아서 다녀보렴.	2003/12/01	x

박혜림	고마워어~ 말 안 통하는 외국에서 혼자 사는 내가 아프면 안 되는 것도 당연하지만 곧 웨딩드레스 입을 네가 장염이라니, 말도 안 된다. 너무 신경쓸 일이 많은 거 아닌지 모르겠다. 조심해라. 정말로, 곧, 결혼식이구나. 사진 보여줘~!	200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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