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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벌써 목요일.
이번주는 마치 직장인의 한 주처럼, 어머 벌써 목요일인가?
이렇게 약간 호들갑스럽게 날짜를 짚어줘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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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엔 오신다던 KOICA 소장님이 정말로 오셨다.
편하고 소박한 만남인 줄 알고 청바지에 점퍼 뒤집어쓰고 목도리 둘둘 감고 머리는 부시시해서 소장님을 맞이하였으나
해양대 부총장에 외사처장에 줄줄이 높은 분들과의 만찬으로 이어져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말씀드릴 틈이 없기도 했지만 겨울 방학을 틈탄 고국방문은 자체 취소해버렸다.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집에 가서 비빌 생각을 하는 거냐 - 라는,
뜬금없이 자신에게 엄격해지는 마음이 들어버린 것이다.
소장님은 그렇게 거창한 만찬을 함께하신 후 금일봉을 남기시고 휘리릭, 상해로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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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벼르던 중국 전통의상을 맞췄다.
마음같아선 소매 없는 상의, 소매 달린 상의, 원피스형 치파오 등등을 디자인별로 모두 다 하나씩 맞추고 싶었으나
일단 가장 단순한 소매 없는 상의 하나만 주문했다.
디자인 맘에 들면 앞으로 쭉~ 와서 여러 벌 맞추겠다는 감언이설로 가격도 팍팍 깎았다.
비단값 40원, 맞춤 수공비 40원 - 이렇게 80원(약 12000원)에 잘하면 섹시한 민소매 상의 하나가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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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유명한 짝퉁시장이 어디인지 드디어 찾아냈다.
실은 내가 찾아낸 게 아니라 안내받은 것이지만.
어쨌든 거기서 구찌 짝퉁 지갑을 50원(약7500원) 주고 하나 샀다.
한국에서 가져온 지갑이 너무 커서 말이다.
한번은 로마에서 한번은 청도에서 소매치기의 표적이 되었으나 아직까지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있는 그 녀석은 잘 모셔두었다가 돌아가면 다시 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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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이 드디어 나왔다.
중국에 온 이후 나의 상태는, 유명한 한국 영화, 드라마를 마치 실제로 본 듯하다는 것이다.
신문기사를 너무 열심히 읽고 있나 보다.
대장금을 본 듯하고, 스캔들을 본 듯하고, 올드보이를 본 듯하다.
바람난 가족은 시나리오가 막 완성됐을 때 전해받아 읽기까지 하였으니 그야말로 본 듯하였다.
그리하여 아쉽게도 아무 감흥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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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의 수업으로 이번 학기 모든 수업 종강이다~!
라고 환호성을 지르려는 찰나,
학과장님의 얼굴이 뿅 튀어나온다. 그 얼굴 옆으로 말풍선이 맺힌다.
이번달 28일이 한국영사관에서 주최하는 한국어말하기 대회라요~ 박선생이 수고 좀 해주시오.
흠냐리... 준비과정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 - 왜 아니겠는가. 가장 뛰어난 아이들 몇명과 찰싹 붙어서 종알종알 하는 것인데!
학교에서 수상하느냐 마느냐에 너무 민감하신 듯하여 마음 무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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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말하기 대회 출전 내정자이기도 한 미미와 향옥이가 오늘 놀러왔었다.
둘은 졸업 후 한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어하는데
내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이 총명한 아이들에게 별로 해줄 수 있는 얘기가 없어서 미안했다.
함께 국제대학원이 있는 한국의 대학들을 검색해서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고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일단 오늘 해줄 수 있는 것들은 다 도와주었다.
이 아이들은 목숨 걸고 서울대 대학원에 가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사립대 대학원의 등록금은 중국인들에게는 눈 돌아가게 비싸기 때문이다.
휴~ 누구 외국인의 한국 대학원 진학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장학금과 관련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
please help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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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가 가르쳐준 "나물이네" 사이트에 무우국 끓이는 법이 올라왔다.
아주 간단했다.
목욕을 갔다가 오는 길에 무우를 사가지고 와서 무우국에 도전했다.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무우를 절반으로 자르는 것이 그토록 큰 힘을 요하는 일인지.
절반으로 자른 무를 다시 조각조각 내는 것이 그토록 큰 힘을 요하는 일인지.
스팀이 없는 유일한 공간인 부엌에서 모처럼 땀을 흘렸다.
국은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상태이다. 흠이라면 맵다는 것.
파란 무우는 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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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이지 이번 주는 휘리릭 가고 있다.
담주부터는 다시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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