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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한국어말하기 대회 준비는 즐겁고 흥미진진하다.
오늘은 원고작성을 위한 수다 한판이 벌어졌다.
4학년 학생 4명이 모여앉았는데 모두 원고를 구성할 내용의 빈곤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래서, 경험 몰아주기 수다를 떨었다.
가령 향옥이가 <좌충우돌 한국어 공부>라는 주제를 택했다면 4명 모두 그동안 한국어를 배우며 실수했던 경험담에 대해 수다를 떨어 그 경험을 모두 향옥이에게 몰아주는 것이다.
청일점인 군위의 주제는 <한국음식에 적응하기>이다. 그러면 4명이서 유학생활하는 동안 음식 때문에 고생한 경험, 자기가 먹어본 한국음식 등등의 수다를 군위에게 몰아준다.
당연히 재미있었다.
중간중간 긴장이 풀리거나 아이들이 얘깃거리를 찾지 못하면 내가 한국인으로서 중국에서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했다. 그러면 아이들이 신이 나서 살을 붙였고 혹은 그에 대응하는 중국인으로서의 느낌을 쏟아냈다.
오늘 주워들은 이야기.
- 중국인들은 야채를 날것으로 먹지 않는다. 그래서 불고기 같은 한국의 대표요리를 처음 먹을 때 불고기의 맛에는 거의 대부분 금방 반하지만 쌈을 싸먹지는 못한다.
- 중국인은 깻잎을 먹지 않는다. 깻잎 냄새를 맡으면 골이 흔들린단다. 한국인들이 중국요리에 들어가는 향채(香菜)를 못 먹는 것과 완벽하게 똑같다. 예전에 미미는 한국친구가 장난친답시고 속여서 깻잎이 들은 줄 모르고 뭔가를 씹었다가 그동안 먹은 걸 다 토했다고 한다.
- 중국인은 생선도 날것으로 먹지 않는다. 강릉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진군위는 그곳에서 회라는 것을 처음 먹었다고 한다. 처음엔 설사를 했고 그 다음부터는 너무너무 좋아하게 되었단다.
- 미미가 제일 좋아하는 고기는 당나귀고기라고 한다.
- 진군위는 쥐고기를 먹어보았다고 한다. 먹을만하단다.
- 남방에서 산동성으로 유학온 주정정과 장향옥이 말하는 산동음식의 특징 ; 짜고 기름기가 많다. 그릇이 크고 음식 양이 많다. 이들이 보기에 산동 사람들은 손이 크다. 술잔도 아주 커서 사발로 마시기도 한다.
- 사천요리도 맵고 한국요리도 맵다. 차이점이라면 사천요리는 목을 기준으로 목 윗부분이 맵고 한국요리는 목 아랫부분이 맵다.
- 유학생활 하는 동안 모두들 울어본 경험이 있다. 정정이와 미미는 밤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무서워서 울었단다. 중국인들은 밤 9시만 돼도 밖에 안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 나이에 외국에서 늦은 밤거리를 걸으려니 무서웠겠지. 미미는 무서움을 떨치려고 엉엉 울면서도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걸었다고 한다.
- 진군위는 한국 친구들과 MT를 갔을 때 어느 한국학생이 부르는 <전화카드>라는 노래를 듣고 울었단다.
너 울었던 게 술버릇 때문이냐, 풍부한 감성 때문이냐?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보았는데 녀석이 대답을 안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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