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국어시간에 들은 이야기 중에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그 이름도 낭만적인 유치환과 어느 여자 작가의 연애담.
국어선생님께서 뭔가 아주 재미나게 들려주신 이들의 연애담 끝에 나온 책제목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였다.
이 책에 이들의 연애와 관련된 어떤 내용이 있다던가...
암튼 선생님 얘기에 쏙 빠져서 아, 낭만적이야~ 부르르 떨었던 기억.
지금 청도는,
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
그런데 하나도 안 낭만적이야~
저녁 먹으러 유학생식당 갔다 오는데 우산이 두번이나 뒤집어졌고
뒤집어진 우산을 제자리로 되돌리려면 180도로 돌아서기만 하면 되고
집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있는데
어디선가 뚝- 뚝- 이상한 소리...
뭐지?
아, 그것은 베란다 창틀에서 물 새는 소리.
다시 한번 양동이, 데야, 밥그릇... 정확히 물방울 떨어지는 위치에 받쳐져 있는지 플래시 들고 확인하고.
그래도 비라고 떨어지니 커피 한잔 땡기는데
간신히 진정된 장염 재발할까 봐 꾹 참아주고.
이런 날엔 차 안에서 히터 틀어놓고 음악 들으면서 스타벅스 캬라멜 마끼야또 마시고 싶다.
아님, 번화가에 있는 던킨의 창가자리에서 아메리칸을 마시거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준다는 생수나 마시자.
하루 할당량 1.5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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