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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보약을 지어오셨습니다.
약이라면 어릴 때부터 기특할 정도로 잘 삼키는 편이었지만
이번 건 진저리가 쳐질 정도로 쓰고
그래서 억지로 삼켰다가도 다시 넘어오고 그럽니다.
혼자 살 생각을 하면 몸이 제일 걱정됩니다.
본부장님 말씀이
남의 나라에서 여자 혼자 사는 일이 쉽지 않을 거다. 나도 유학 가서 혼자 살아봤지만 너무 긴장돼서 병도 안 난다
그러시네요.
어찌 보면 7월까지 긴 시간이 남아 있지만 또 어찌 보면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은 그 중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좀 부실하다 싶었던 곳들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병원에 가보면 몰랐던 이상증세가 발견되기도 하고
그래서 보험카드엔 병원이름이, 가방 속엔 약봉지가 늘어갑니다.
주말엔 하루 입원까지 했었습니다. 그나마 초기에 치료해서 다행인 거죠.
주말 내내 병원과 집에서 잠만 내리 잤더니 잠이 안 옵니다.
머리도 이렇게 맑을 수가 없고.
잠을 청하다 포기하고 일어나 어둠 속에서 차렷 자세로 잠시 서있었습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우리 몸의 어떤 부위에 대한 존재감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라고 어디선가 들었습니다.
심장이 느껴진다는 것은 심장이 아프다는 것이고
허리가 느껴진다는 것은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죠.
어둠 속에 차렷하고 서서 내 몸의 어느 부위가 제 존재를 알리고 있는지 들어주려고 애썼습니다.
몸을 너무 안 챙기고 산 것 같습니다.
담배는 아주 가끔 한숨 토하고 싶을 때만 피울 겁니다.
술은 요즘 받는 치료 때문에 먹고 싶어도 참아야 합니다.
마시면 메스꺼움이 느껴지는 커피도 당연히 멀리해야 합니다.
지나치면 건강 염려증이라는 또 하나의 병을 얻는 것이겠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몸을 좀 챙길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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