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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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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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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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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한스와 통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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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가있는 선배 한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길고 긴 전화번호 한 자리라도 틀릴세라 또박또박...
낯선 리듬과 음정의 신호음이 길게 길게 울린 뒤 튀어나온 목소리는 여자였다.
어쩌구 저쩌구 니 하오~ (내가 아는 중국어는 정녕 니 하오 밖에 없단 말인지..)
게다가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이 전화벨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다는 듯한, 이불 밖으로 맨팔뚝을 꺼내 힘겹게 전화를 받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전화를 끊었다.
번호가 너무 길어서 잘못 누른 것이라고 믿었다.
다시 걸었다.
다시 그 이상한 리듬과 이상한 음정의 신호음을 깨고 나온 것은 아까 그 이불속 그녀의 목소리.
May I speak to Mr. Lee?
그러자 그녀는 정신을 빠짝 차리고 그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한스의 전화가 맞긴 맞나 보다.
댁은 뉘슈? 라고 묻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10분 후 다시 걸라길래 얌전히 앉아 10분을 기다린 후 다시 걸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이한서입니다' 한다.
어찌나 반갑던지.
어쩌구저쩌구 수다를 떤 후
- 오빠, 나 중국말 한 마디도 못하는데 가도 별일 없을까?
- 음... 별일 있겠는걸. 길 한가운데서 눈 똥그랗게 뜨고 서있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다시 쫄아버렸다.
한스는 상해에 있다.
나도 상해로 가고 싶다.
물에 빠진 인간은 지푸라기를 원하고 지금 나의 지푸라기는 마치 한스 하나 뿐인 것만 같다.
나를 상해로 배치해줄 수 있는 사람은 주중한국대사관의 누군가일 텐데
그 누군가를 어떻게 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르겠다.
운에 맡기기엔 너무 절박한 문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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