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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곱창전골이라는 집은
곱창전골을 파는 집이 아니라
80년대 대중가요라는 불을 지폈을 때 끓어오르는 마음의 들썩임을 파는 집이다.
나는 중학교 때 소방차를 좋아하는 친구를 용납하지 못했고
이치현과 이광조의 목소리에 매혹된 나 자신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승철과 박남정과 김범용과 김완선과 송골매를 사랑했었고
유재하는 죽음으로 한몫 보는 가수라고 멋대로 단정했었고
조용필보다 이용이 찬란하다고 생각했었다.
비싼 배우 놔두고 성우들 시켜 다 똑같은 목소리로 더빙한 옛날영화 속에서처럼
메모지에 신청곡을 적어 DJ에게 넘겨주고
우리가 고른 그 노래를 기다리며 흑주를 마신 시간.
얘들아, 어제도 말했지만 난 마음이 튼튼해지기 전까진 노래는 듣지 않을 거야, 정말이야.
음악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종종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사연을 알 것만 같아.
다시 튼튼해질 때까지 나는 싸이랑 보아만 들을 거다.
으쌰으쌰 힘 나는 노래만 들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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